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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미자의 요가이야기25 - 비 소리에 귀 기울이며

작성자
이도경
등록일
2013-06-21
조회수
1087
첨부파일
오피니언특별기고
[곽미자의 요가이야기(25)]비 소리에 귀 기울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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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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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곽미자 춘해보건대교수·요가과  
 

어린 시절 비가 오면 처마 끝에서 떨어지는 빗물 소리에 귀를 기울이곤 했다. 비가 오면 밖에 나가 놀지도 못하니 자연스럽게 비 소리에 귀 기울이며, 빗물이 양동이에 떨어질 때 생기는 물방울의 모양을 보면서 시간을 보냈던 적이 있다. 그 당시에는 비 소리가 어찌나 크게 들리든지 아직도 생생하다. 마치 비 소리가 가슴 깊이 스며든 기분이라고 해야할듯하다. 마침 비가 내리니, 연구실 뒷산의 나뭇잎 위로 떨어지는 비 소리에 잠시 귀를 기울여본다. 비 소리만 있지 않고 핸드폰의 문자 오는 소리, 카톡 오는 소리, 컴퓨터 소리 등 여러 소리가 아우성이다. 주의는 비 소리에서 더 큰 자극을 쫓아 이리저리 흩어진다.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비 소리에 귀 기울여보지만, 자극이 큰 소리에 반응하는 나 자신을 보게 된다.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과 소리가 들리는 것은 천지 차이다. 소리가 들리는 것은 수동적인 상태로서 무의식적이다. 내가 알지는 못하더라도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소리 자극이 있으며, 마음은 자동적으로 반응한다. 어떤 소리에는 마음이 불쾌하기도 하며 마음이 편안하기도 하다. 들려오는 소리 자극에 의식이 수동적으로 될 때는 마음이 움직이게 된다. 그래서 자기 마음으로 소리를 받아들여 쾌, 불쾌로 인식한다. 마음의 색깔로 소리를 접하니 소리를 있는 그대로 볼 수 없으며, 다시 그 소리는 마음을 다른 색깔로 만든다. 이게 우리의 일상인 듯하다.

소리에 귀 기울여 듣는 것은 능동적인 상태로서 의식이 깨어있는 것이다. 무의식적으로 들려오는 소리에는 마음이 움직이기 쉽지만, 내가 의식적으로 소리에 깨어있게 되면 마음은 반응하지 않고 고요해진다. 소리에 좋다 나쁘다는 판단을 하지 않게 되어 마음이 쉬게 되며 명료해지는 것이다. 요가명상에서는 생각을 바라보게 하기 위하여 그 준비단계로서 소리에 깨어있도록 훈련을 시킨다. 어느 하나의 소리에 주의를 집중하다보면 어느새 나의 주의는 생각을 볼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이다. 흔히들 마음이 시끄럽다고 하듯이 생각도 하나의 소리이다. 생각의 소리를 듣는 즉시 그 생각은 사라진다.

처음부터 생각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힘이 있다면 참 좋으련만, 우리의 머리는 너무 복잡하여 생각을 보기보다는 생각에 빠져 허우적거린다. 그래서 먼저 외부의 소리, 특히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연습이 필요하다. 자연의 소리는 강한 자극이기 보다는 중립적인 자극이라서 명상하기에 참 좋다. 빗소리이든, 바람소리이든, 혹은 꽃이 지는 소리이든….

곽미자 춘해보건대교수·요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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